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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주정거장(ISS)은 지구 상공 약 400km를 돌고 있는 거대한 우주 실험실이다. 이곳에서 전 세계의 우주인들이 무중력 상태에서 실험을 하고, 우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ISS에서의 하루는 어떤 모습일까? 우주에서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만큼 특별한 일상이 펼쳐진다.
아침: 하루 16번의 해돋이
ISS는 시속 약 28,000km로 지구를 90분에 한 바퀴 돌기 때문에 하루 동안 약 16번의 일출과 일몰을 경험한다. 하지만 우주인들의 수면 주기를 혼란스럽지 않게 하기 위해 조명과 시간은 지구의 GMT(그리니치 표준시)에 맞춰져 있다.
우주인의 식사: 간편하지만 영양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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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인들은 하루 3끼를 꼬박 챙긴다. 하지만 중력 없이 음식을 먹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음식은 대부분 진공포장 되어 있으며, 뜨거운 물이나 전자레인지로 데워 먹는다. 국물 음식은 흘러내릴 위험이 있어 거의 없고, 대신 반죽처럼 걸쭉한 식사나 튜브 형태로 제공된다. 소금이나 후추도 액체로 준비되어 있다.
재미있는 점은 커피도 빨대로 마신다는 것이다. 액체가 자유롭게 흩날릴 수 없으므로 모든 음료는 비닐 팩에 담겨 빨대로 빨아 마신다. 식사는 무중력 상태에서도 가능한 영양소 섭취와 소화를 고려해 철저히 설계되어 있다.
수면: 하늘에서도 ‘밤이 온다’
출처: NASA / Wikimedia Commons
우주인의 수면실은 좁지만 개인 공간을 제공한다. 부유하지 않도록 수면용 침낭에 몸을 묶어 벽에 고정한다. 조명은 어둡게 조절되고, 귀마개나 아이 마스크도 제공된다. 이 작은 공간에서도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고, 가족과 영상 통화도 가능하다.
ISS에서는 8시간 수면이 권장되지만, 무중력으로 인해 깊은 수면을 취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그래서 우주인의 정신 건강과 생체 리듬 유지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관리된다.
운동: 하루 2시간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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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중력 상태에서는 뼈와 근육이 빠르게 약해지기 때문에 매일 운동은 필수다. 러닝머신, 고정식 자전거, 저항성 운동 기구를 사용하며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운동한다. 러닝머신에서는 몸을 고정한 상태로 달려야 하고, 중량 대신 탄성 저항을 이용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이런 운동은 장기 체류 시 생명 유지에 필수적이며, 지구 귀환 후 회복 기간도 단축시켜 준다.
화장실과 샤워는 어떻게?
출처: NASA / Wikimedia Commons
우주에서의 화장실은 일반적인 화장실과 전혀 다르다. 배설물은 진공 흡입 장치를 이용해 처리하며, 소변은 정화되어 다시 물로 재활용된다. 샤워는 불가능하지만, 물티슈와 특수한 세정제를 사용해 몸을 닦는다.
이러한 시스템은 물의 절약과 청결 유지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결과물이다.
과학 실험과 지구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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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인들은 다양한 분야의 실험을 수행한다. 미생물 연구, 식물 생장 실험, 신약 개발 등 무중력 상태에서만 가능한 독특한 실험들이 포함된다. 또한 ISS에서는 실시간으로 지구 관측도 이루어지며, 기후 변화나 자연재해 분석에도 기여하고 있다.
특히 우주에서 바라보는 지구는 ‘푸른 구슬’ 그 자체다. ISS에선 오로라, 태풍, 대륙의 경계까지 선명하게 관측할 수 있다.
여가 시간과 취미 활동
우주인들도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 독서, 영화 감상, 음악 감상, 가족과의 화상 통화, 그리고 창밖의 지구를 바라보는 일도 큰 위안이 된다. 가끔은 지구로 메시지를 보내거나 SNS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기도 한다.
결론: 지구 밖 또 다른 ‘일상’
ISS는 단순한 우주 실험실이 아니라, 인간이 우주에서 살아가기 위한 실질적인 실험의 장이다. 우주인의 하루는 도전과 적응의 연속이지만, 인류가 더 먼 우주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이기도 하다.
우리가 우주에 더 익숙해지고, 더 오래 머무를 수 있게 되는 날이 멀지 않았다. 아마 가까운 미래에는 당신도 ISS의 하루를 직접 경험할 수도 있지 않을까?